임세혁 KIST 박사 "종이접기 로봇을 이용하여 언캐니 밸리 극복을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줄 것"

영화, 노래 등 문화·예술산업에서 오디오 애니메트로닉스 활용 기대




# 사진필름과 같은 얇은 소재가 프린터를 통해서 자동으로 잘려져 인쇄된다. 무슨 모양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출력물들. 이를 종이를 접듯 좌우를 번갈아가며 쌓아올리니 사람의 얼굴 모양이 나타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함께 재생되는 영상 대사에 맞춰 고개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로봇과는 다른, 종이접기 로봇의 모습이다.


미래 과학기술 상상영화의 단골손님 '로봇'. 과거 산업화 시대에서는 로봇은 단순히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 반복적으로 움직이기만 했다. 인공지능과 3D 프린팅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제는 사람들과 생활공간을 공유하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지능적 존재로 성큼 다가왔다.

 

우리는 머리와 팔, 몸통, 다리 혹은 바퀴가 있고 이것을 다수의 모터로 움직이는 복잡한 기계-전자장치를 로봇이라고 생각해 왔다. 미래의 로봇은 다른 개념으로 인식될 듯하다. 우리 삶과 같이하는 유연하고 교감하는 존재로 말이다.


KIST 지능로봇연구단의 임세혁 박사는 종이를 접듯이 적층형 자가접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미래로봇을 디자인하고 있다.



설계부터 작동까지···로봇은 움직여야지!



로봇은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성과 수요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형태가 바뀌어왔다.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로봇은 내구성이 우선이며, 세밀한 공정이 필요한 반도체는 더욱 더 정교한 센서를 장착한다. 체내에 삽입되는 캡슐 내시경과 같은 메디컬로봇은 소형화와 동시에 인체에 무해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의 로봇을 개발하기까지는 설계-제작-제어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간단한 로봇시스템을 개발하더라도 부품설계나 하중분석 같은 과정은 필수적이다. 또한 최근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제작시간이 단축되고 간편해졌지만, 기본적으로 제작된 부품을 구동기와 함께 조립과정을 거쳐야 비로써 움직이는 로봇이다. 이 단계가 빠지면 ‘로봇’이 아니라 잘 만든 ‘인형’이다.


임 박사가 개발하고 있는 종이접기 로봇은 설계, 제작, 구동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3차원 로봇의 형태만 정해지면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전개도를 설계한 후, 프린트하고 접어올려 바로 만들어내고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한다. 




임 박사는 "일반적인 종이접기 방식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위로 쌓아올리는 적층형 종이접기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로봇의 형태와 원하는 동작에 맞춰 반자동화된 설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로봇이 어떠한 형태를 가지든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동일한 알고리즘을 다양한 3차원 모델들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직 모든 3차원 형태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점을 상당부분 개선했다"며 "원하는 동작을 추가하거나 로봇의 형상이 복잡한 경우에 중간중간 설계하는 사람이 전개도를 보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까지 자동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이를 접듯 쌓아올린 사람의 두상과 토끼 로봇. 미리 프로그래밍된 대사와 음악에 맞춰 상호작용하며 동작을 한다.



연성재질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이지만 내구성이 뛰어나다. 현재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기반의 공작 기계는 재료가 되는 금속을 원형에서 깎아나가며 형태를 만든다. 반대로 종이접기 로봇은 3D 프린터와 같이 적층 가공(Additive Manufacturing)으로 형태를 쌓아올리기 때문에 내부 설계와 구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수한 내구성을 갖출 수 있다.


또한 종이접기로 만든 로봇은 말랑말랑한 재질로 만들어진 일종의 소프트로봇으로써 외부충격을 잘 흡수해 기계적으로 고장나는 경우가 적으며, 동작 역시 유연하다.


임 박사는 3D 프린팅과 동일한 파일형식(STL)을 이용한다. 만들고자 하는 모델의 각 꼭지점의 위치와 연결라인이 정해지면 높이(z축)를 기준으로 절편화가 이루어진다. 기존 3D 프린터는 한 층을 만든 후, 연이어 다음 층을 쌓아 올리는데 비해 적층형 종이접기는 모든 층이 이어지게 전개도를 만들고 이를 차례차례 접어 올리는 데 차이가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접기 로봇은 영화나 음악 같은 문화·예술 분야에 오디오 애니메트로닉스(Audio Animatronics)로써 활용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독백을 할 경우, 주인공의 모습을 본 따 만들어진 로봇이 똑같이 제스처를 하고 입을 움직인다. 성악가의 하이라이트 부분 역시 감동이 함께 전해지는 듯하다.


임 박사는 "음성인식 스피커와 같은 기술이 등장했지만, 단순히 소리만 들려서는 정서적인 몰입도에 한계가 있다" 며 "특히, 시각의 의존도가 높은 문화·예술 분야에선 이를 구체적으로 함께 구현해줄 '존재'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직 종이접기 로봇을 이용한 오디오-애니메트로닉스는 영화의 대사나 노래의 가사처럼 정해져있는 콘텐츠에만 활용할 수 있다"며 "즉흥적인 콘텐츠나 실시간 의사소통에 응용하기 위해선 인공지능분야의 기술들과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묘한 로봇과의 거리,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를 넘어라



사람이 로봇, 컴퓨터 그래픽과 같이 사람이 아닌 대상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독특하다. 단순하게 자동차를 조립하는 로봇은 사람과 전혀 닮았지 않기 때문에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점점 형태가 사람과 비슷해지면 호감도가 상승한다.


이 호감도는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약 70~80%의 유사도를 가진 구간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다. 사람과 닮아가지만, 완벽하진 않기에 오히려 불쾌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넘어 다시 유사도가 100%에 가까워지면 호감도는 급격히 상승한다. 이렇게 사람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나타낸 그래프를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라고 부른다. 이 언캐니 밸리는 움직임이 큰 로봇일수록 그래프의 상하폭이 넓어진다.





임 박사가 종이접기 로봇을 연구하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에 있다. 그는 "로봇하면 기능적인 부분을 우선적으로 떠올리지만, 디자인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종이접기 로봇은 외형뿐만 아니라 동작의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오디오 애니메트로닉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완점도 있다. 임 박사는 "종이접기 로봇의 층을 가지는 구조는 동작의 자연스러움을 가지지만, 이는 동시에 외형적인 부분의 단점이 된다"며 "층 사이를 메우거나, 다른 소재를 씌울 경우 외형은 더 흡사해지지만, 동작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디오 애니메트로닉스는 음악이나 영화를 이용하다보니 저작권 문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초당 가격을 산출하다보니 논문용 자료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 사용하지 못했다"며 "국제기준에 맞는 영향력 있는 오픈 라이센스나 연구용 자료를 찾는 것도 생각지 못한 복병이었다"라고 말했다.


임 박사는 "LED와 같은 광학적 요소들을 이용해 감정에 따른 동작변화도 구현해보고 싶다"며 "주변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고 계신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 발전된 종이접기 로봇을 완성해나가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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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 야마모토 KIST 박사팀, 소뇌 시냅스 안정적 학습 매커니즘 규명

눈꺼풀, 눈동자 등 미세한 움직임 조정 어려움 해소 기여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장기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단연 뇌다. 물체를 보고, 맛을 느끼는 기본 감각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사고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복잡하고 정교한 뇌의 역할에 비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전세계적으로 뇌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지 규명하며 '뇌 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게이코 야마모토 KIST 기능커넥토믹스 박사 연구팀(제1저자 김태곤 박사, 공동교신저자 유키오 야마모토 박사)이 일상적인 움직임의 미세조정과 운동학습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뇌 부위인 소뇌(cerebellum)의 시냅스를 이용하여 소뇌의 학습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시냅스의 신호 전달 효율의 변화 및 그 변화의 유지를 유발하는 스위치 체계를 발견했다.


소뇌는 똑바로 걷거나 눈꺼풀,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과 같이 대뇌의 기능으로 이루어지는 근육운동을 세밀하게 만들고, 조화를 돕는 중요한 부위이다. 이러한 활동은 소뇌 안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양의 신경세포들 간 신호전달 체계와 효율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신호에 의해서도 장애가 일어나기도 한다.



복잡한 시냅스 정보전달 체계, 빛으로 스위치 On/Off



뇌세포는 시냅스(뇌세포끼리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의 작은 부위)를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이때 자극의 세기, 반복 정도 등에 따라 시냅스의 신호 전달 효율이 달라지게 되고, 같은 자극에도 정보처리 방식이 역시 점점 달라지게 된다. 신호 전달 효율은 수용체의 숫자가 늘어나거나(장기간 시냅스강화) 줄어들며(장기간 시냅스억제)변화하게 되는데, 안정적인 학습을 위해선 효율이 변화한 후에도 유지가 되어야 한다. 


LOV가 작동하는 방식



실험 방식. 세포내 수송을 방해하는 Rab7TN을 LOV에 결합시켜 세포내에 발현하고 전기적으로 세포에 시냅스억제를 유도한 후 특정 시점에 푸른 빛을 가하여 세포내 수송을 방해함



게이코 박사팀은 이 과정에서 '세포내 수송경로(intracellular denosomal pathway)'가 핵심 기작으로 쓰인다는 가설을 세웠고, 광유전학 단백질 'LOV-Rab7TN'을 통해 소뇌 시냅스의 효율 조절 스위치 체계와 학습 메커니즘을 발견하며 가설을 증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유전학 단백질 LOV-Rab7TN은 푸른빛을 흡수하는 동안만 세포내 수송을 방해한다. 먼저 전기적 자극을 가해 장기 시냅스억제 스위치를 작동시킨 후, 특정시점(약 15분 후)에 맞추어 푸른빛을 가해 LOV-Rab7TN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세포내 수송을 방해해 장기 시냅스억제를 막았다.


게이코 박사는 "장기 시냅스억제 스위치를 작동시킨 직후에 빛을 가했을 경우엔 장기 시냅스억제 중단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장기 시냅스억제 유도과정과 유지시키는 과정이 시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뜻이었고, 여러 실험을 거쳐 15분이라는 시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결과를 통해 (1)장기 시냅스억제 유도과정과 유지과정이 시간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점 (2)장기 시냅스억제의 유지에 세포내수송경로, 특히 분해경로로의 수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3)장기 시냅스억제를 유지시키는 메커니즘의 작동은 특정 시점에 잠시동안 이루어진다는 점 등을 증명했다.


또한 이번에 밝혀낸 메커니즘은 모든 세포가 가지고 있는 세포적 이벤트를 활성화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뇌의 다른 부위의 학습 기능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코 박사는 "이번 소뇌의 시냅스 신호전달 효율 메커니즘은 향후 움직임의 미세한 조정에 어려움을 겪거나 그런 조정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재활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빛을 특정시점 (시냅스 억제유도 후13-18분)에 가했을 때 억제되던 시냅스가 다시 제 위치로 돌아오는 상황 (붉은 동그라미)



복잡할수록 흥미로운 뉴런과 아름다운 퍼킨지 세포에 빠지다



게이코 박사는 학부부터 박사과정까지 수의학을 전공했다. 그는 "생리학을 연구하던 기초연구실에서 뉴런과 세포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며 "외부자극을 받아들여 반응하는 세포들의 복잡한 시그널링(signaling)에 흥미를 느끼고 신경과학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남들이 보기엔 복잡해보이고, 또는 징그럽게 보일 수 있는 뉴러과 세포의 구조가 게이코 박사에겐 최고의 매력이었던 것. 이번 연구성과 역시 '퍼킨지 세포(Purkinje cell)'가 그를 사로잡았다. 퍼킨지 세포는 인체의 운동능력을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일종이다.


게이코 박사는 "소뇌의 과립세포(granule cell)과 퍼킨지 세포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는 장기 시냅스억제는 주로 눈으로 관찰하는 실험이다"라며 "아름다운 퍼킨지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계속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소뇌 메커니즘 연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뇌를 비롯해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뇌질병으로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자 한다. 그는 "예를 들면 우울증 약은 효과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알지 못한 상태"라며 "질병의 원인이 무엇이고, 또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코 박사는 앞으로 소뇌를 중심으로 운동기능과 인지기능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소뇌를 통해 표면상으로 구분된 운동지능과 인지기능을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싶다"며 "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자연스러운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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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주 박사는 100여 개가 넘는 USP 효소들 중 탈유비퀴틴화 효소 USP35의 세포분열 조절기능을 규명했다.



송은주 KIST 박사, 탈유비퀴틴화 효소 'USP35' 세포조절기능 규명

암세포 분열 억제 및 항암제 연구 응용 기대



"제 연구의 원동력은 항상 새로운 걸 찾아내고자 하는 호기심과 도전의식입니다. 작은 발견이라고 해도 저에게는 성취감이, 과학기술계에는 또 다른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 대중들이 느끼는 체감의 정도가 다른 경우가 있다. 이는 주로 실생활 적용 여부, 제품의 완성도 등이 크게 작용한다. 인터넷, TV와 같은 매체에서 자주 접하는  드론, 로봇, AI, VR 등의 기술이 주로 관심을 많이 받는 이유다.


반면 이론으로 증명이 되거나, 기초 단계에 해당하는 연구는 '나와는 아직 상관없는 먼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기초란 중요하지 않을 수 없고, 과학기술계에서 새로운 기초는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송은주 KIST 분자인식센터 박사팀은 탈유비퀴틴화 효소 'USP35'의 세포분열과정의 조절기능을 규명했다. 치료제로써 상용화·보급화와는 거리가 먼, 이제 겨우 기초 단계지만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이 생긴 것이다.



100여 개 중 하나, 대세가 아닌 35번



잘 알려져 있듯 '암'은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을 통해 종양을 형성하고, 인체의 주요 조직 및 장기들의 구조와 기능을 파괴한다. 과학과 의학이 발전하며 암으로부터의 생존율은 많이 상승했지만, 그래도 부동의 사망률 1위라는 이름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세포분열 과정엔 수많은 요소들이 참여해 복잡한 작용이 발생한다. 그 중 'Aurora B'는 필수적인 단백질이다. Aurora B가 존재하며 세포분열 과정에 참가할 경우 정상적인 세포분열이 일어나지만, 반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단백질인 Aurora B의 존재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유비퀴틴화'와 '탈유비퀴틴화'다. 유비퀴틴은 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단백질로써 체내에서 필요가 없어진 단백질에 달라붙어 분해를 일으킨다. 이 분해 작용이 2004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반대로 탈유비퀴틴화는 유비퀴틴을 제거함으로써 단백질의 분해를 막는다. 즉, 유비퀴틴화와 탈유비퀴틴화를 조절할 수 있다면 Aurora B의 안정성 확보 및 정상적인 세포분열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비퀴틴화와 달리 탈유비퀴틴화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는 수준이다. 탈유비퀴틴화에 관여하는 효소인 'USP'는 현재 약 100여 개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미지의 효소라고 볼 수 있다.


송 박사팀이 이번에 규명한 'USP35' 역시 그 중 하나다. 송 박사는 "탈유비퀴틴화 효소인 USP들 중 현재 대부분의 연구는 'USP7'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라며 "USP35는 이번 연구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관련 논문이 2편에 불과할 정도로 정보가 적은 효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연구가 많다는 도전의식도 생겼다"며 "아직 세포수준의 기초 단계지만 조직단위나 특정 질병을 대상으로 항암제와 같은 치료제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포분열이 시작되면 탈유비퀴틴화 효소인 USP35가 유비퀴틴화 효소(APC/CDH1)에 의한 Aurora B의 분해를 막고 안정화시켜 Aurora B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이 후 세포분열 말기에 유비퀴틴화 효소가 활성화되면서 Aurora B를 유비퀴틴화시켜 프로테아좀(proteasome)에 의한 분해를 촉진시킨다.



USP35에 의해 Aurora B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정상적인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는 Aurora B가 세포분열이 시작되기 전까지 분해되는 걸 막는 것뿐만이 아니다. 세포분열이 끝났다면 Aurora B 역시 시기에 맞게 적정량이 분해되어야 한다. 즉 단백질과 효소들의 '시간'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송 박사는 "암과 같이 필요 이상의 세포분열이 일어나는 질환은 억제를, 반대로 부족한 질환은 촉진을 할 수 있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USP35를 비롯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USP들이 다양한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상 새로움을 찾는 연구



송 박사의 학부생 시절 전공은 약학이었다. 주변에서 보기엔 흔히 말하는 먹고살 걱정 없는(?) 창창한 전공이었지만, 송 박사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학부생 시절 대학병원, 제약회사 등에서 약사로서의 많은 실습을 해보았지만 모두 똑같았다. 질환에 따라 정해진 약물을 정해진 양에 맞게 배분만 하면 됐다"며 "정해진 일만 기계처럼 수행하는 일이 아닌,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치료제 연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은주 박사는 USP35의 세포조절기능 규명 성과를 인정받아 ‘이달의 KIST인’ 상을 수상했다.


물론 남들이 많이 연구하고, 이미 진척이 많이 이루어진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여야 했다. 송 박사는 "항상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싶다"며 "박사후연구원 과정도 일부러 탈유비퀴틴화 효소 연구를 하는 연구실을 찾고 찾아 UC버클리에 닿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 박사는 "남들이 모르는, 관심이 적은 연구는 힘이 들기 마련이다. 실험에 실패하는 악몽도 자주 꾼다"며 "하지만 이뤄냈을 때의 성취감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USP35를 비롯해 앞으로도 많은 연구자와 대중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연구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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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KIST 박사, 맞춤형 스포츠 기어 설계 위한 측정기술 개발

생체역학적 데이터 반영해 생활패턴 분석 및 질병 예방까지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새로 시작하기로 결심한 A씨. 하지만 시작 전부터 고민이 생겼다. 시간이나 체력 문제가 아닌 러닝화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다. 다른 사람들보다 발바닥 아치가 깊은 '요족'형 발 때문에  조금만 오래 달리면 피로감이 쉽게 찾아온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러닝화는 사이즈만 구분될뿐, 개인별 발 아치 형태는 고려하지 않아  A씨에겐 오히려 불편하다.


취미 활동, 건강을 위한 생활 체육 등 운동 인구가 날로 증가하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VR·AR 등 다양한 과학기술과 접목하며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그중 주목되는 분야는 '스포츠 기어'. 신발, 장갑, 헬멧, 보호대 등 스포츠 활동을 하며 착용하는 장비들을 지칭한다. 개인 맞춤형 의료나 교육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스포츠 기어를 통한 '개인 맞춤형 스포츠' 시대도 다가오고 있다.


개인 맞춤형 스포츠 기어 설계는 개인의 특성을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술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김진욱 KIST 영상미디어연구단 박사는 개개인의 신체 구조적 특징은 물론 세세한 동작을 구분하고 습관까지 반영 가능한 측정기술을 개발 중이다.


김진욱 박사는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정해진 사이즈로 대량 생산되기 때문에 억지로 기존 제품을 사용하거나,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개인용 스포츠 기어를 제작해야 한다"며 "측정기술 기반 맞춤형 스포츠 기어가 보급되면 전반적인 스포츠 산업 수준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움직임을 반영한 스포츠 기어가 등장한다



개인 맞춤형 스포츠 기어 제작의 첫 단계는 분야별 '측정'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기존 측정 기술은 '압력'에 의한 간접적인 측정이었다. 예를 들어 발바닥이 측정 발판을 밟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기반으로 발의 모양과 신체적 특징을 역으로 추측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압력이 없는 부분에선 측정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김 박사팀은 카메라로 촬영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개발했다. 카메라를 이용한 시각적 데이터로 압력만으론 측정이 불가능한 부분들을 측정 가능케 했다.




대표적인 예가 발바닥의 아치형 구조다. 아치 부분은 바닥에 닿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기존 압력에 의한 측정 방식으로는 구체적 데이터를 얻기 힘들었다. 김 박사팀은 영상 촬영 기술을 통해 구조적 측정은 물론, 한 단계 더 나아가 생체역학적 연구까지 연계했다.


김 박사는 "내측 아치와 외측 아치의 모양에 따라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개개인의 보폭과 케이던스(cadence)까지 반영한 기능성 신발 인솔(insole)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착석해 있다가 일어서서 걸어가는 반응 시간을 측정하는 'Seat and Go' 등의 실험과 연계해 치매를 유추하는 의학 연구도 가능하다"며 "일회성 측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데이터를 수집 후 딥러닝을 이용해 개인의 건강상태 진단과 질병 유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박사는 카메라를 이용한 측정기술로 '스캐닝'의 문제점도 해결했다. 기존 스캐닝 기술은 대상이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이는 기본적인 모델링 기술엔 적합하지만, 움직이고 있는 대상의 스캔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보행 중인 발은 계속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했다.


김 박사는 1초당 30회 촬영을 통해 문제를 풀어냈다. 하나의 데이터는 멈춰있는 개별적 이미지지만, 빠르게 연속 촬영한 이미지들의 연속성을 통해 보행 중인 발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보행 스테이지다. 보행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보행을 해야 한다는 필수 조건이 있었고, 이는 공간적인 제약을 가져왔다. 특히 보급화가 이루어질 경우 매장에서 측정 후 제작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매장의 공간은 실험 공간보다도 더 한정적이기 때문에 설치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김 박사는 이를 VR을 통해 해결했다. 그는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될 경우 무의식적으로 실제 보행과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며 "VR을 통해 실제 걸어가고 있는 듯한 가상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제자리걸음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보행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기존에 필요했던 스캐닝 스테이지는 긴 '런 웨이(Run way)'에서 1인용 정사각 테이블 정도의 크기로 축소됐다.



발을 해석해줄 생체역학 전문가까지 함께한 연구



김진욱 영상미디어연구단 박사의 인체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의 스포츠 기어가 설계, 제작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업은 필수다.



"이 수치와 이미지는 실험을 통해 얻은 개개인의 '발'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와 모양으로 발이 말해주는 진짜 정보는 모르죠. 때문에 이를 해석해줄 전문가가 함께 해야 합니다."


측정 후 설계과정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 발바닥 아치의 모양과 보폭, 케이던스 등 발에 대한 데이터는 얻었지만, 이 데이터가 말해주는 의미를 몰랐던 것. 이는 스캐닝 장비에 쓰이는 센서 기술이나 시장성을 고려한 경제성 차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 박사는 "스포츠 기어는 측정기술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나의 제품이 기술로써 의미를 갖고, 시장에 나오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며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생체역학적 의미를 해석해줄 전문가는 물론, 이를 시장에 보급해줄 비즈니스 전문가까지 함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과정에서 KIST가 종합연구기관으로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덧붙여 연구개발 단계와 실제 상용화 단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스핀오프 컴퍼니(Spin-off Company)'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갖춰지면 연구의 종합적인 질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한다는 김 박사는 스포츠 산업 분야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스포츠 산업의 연구분야를 건강 증진이나 엘리트 스포츠 등으로 한정짓지만, 실제 스포츠 분야는 더 넓고,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며 "스포츠 기어를 비롯해 차세대 스포츠 시대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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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양자정보연구단, 새로운 효율적 양자게이트 검증 방법 제시

개방형 연구사업 통해 국내 최고 양자전문가 협업 연구

1대多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 성공


일반 컴퓨터가 0과 1의 값을 갖는 비트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것과 달리 양자 컴퓨터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qubit) 단위를 쓰며 기존 디지털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 넘을 것으로 알려져 왔다.


양자컴퓨터가 디지털컴퓨터의 성능을 앞지르는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의 분기점은 50큐비트. 그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IBM이 50큐비트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을, 올해 1월 인텔이 CES 2018에서 49큐비트 양자 칩을 각각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우리나라는 SK텔레콤이 지난해 6월 유선 통신망을 통한 장거리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으며, KIST가 올해 초 50m 거리의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 KIST는 이어 지난 19일 KT와 일대다(1:多)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에 성공하며 국내 양자정보통신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양자암호는 이론상으로 절대 깨질 수 없는 암호체계로 알려져 있다. 고전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거짓말 같은 양자 현상을 이용한 양자암호는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KIST 양자정보연구단(단장 문성욱)에서 이 거짓말 같은 기술을 현실로 만드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만의 양자컴퓨터 원천기술을 찾다


구현된 양자게이트를 측정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영욱 박사. 설명하는 것도 양자정보연구단의 고민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양자컴퓨터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IBM과 인텔, 구글 등에서 연구 중인 '초전도 큐비트'와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 대학교 등에서 연구 중인 '이온 큐비트'가 양자컴퓨터 기술 연구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와 자본 속에서도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찾아가고 있다. 조영욱 양자정보연구단 박사에 의하면 KIST에서 개발 중인 광자·원자 하이브리드 큐비트는 현재 주로 연구되고 있는 여러 큐비트 시스템의 장점을 합치고,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다. 


이를 위해 KIST는 개방형 연구사업(ORP, Open Research Program)을 진행 중이다. 김윤호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신희득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배준우 한양대 교수, 김상인 아주대 교수 등 국내 최고 양자정보기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며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조 박사는 “초전도 또는 이온 큐비트와 같은 큐비트 시스템은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단일 물리계를 이용한 방법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무작정 대세를 따라가기보단 우리 연구 환경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선택해 스케일업하며 원천기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양자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양자게이트'를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최근 제시했다.


기존 양자게이트는 CT를 촬영하듯 단위별로 쪼개서 검증해야 했다. 특정 양자게이트 행렬 원소를 검증하기 위해선 해당 원소가 속한 행과 열의 인풋(input)을 바꿔가며 검증하는데, 큐비트가 1개 늘어날 때마다 원소의 수가 지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검증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조 박사는 이론상 구현된 양자게이트 행렬에서 0의 값을 가지는 원소들이 존재하는 점을 이용해 필요한 특정 원소의 곱셈값만 측정할 수 있는 검증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검증에 필요한 값만 선택적으로 단시간에 측정할 수 있다. 큐비트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단축효과는 크다.


또한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측정하면 양자상태가 붕괴되며 결과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약한(weak) 양자측정방법을 이용했다.


조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검증방법은 양자컴퓨터 연구의 기초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며 "다가오는 양자기술의 미래 속에서 우리만의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처음엔 거짓말인줄 알았다"···양자암호가 무엇이길래?


최근 무선양자암호통신 실험과 일대다 시험망 구축에 성공한 한상욱 박사는 ‘협업’의 힘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를 비롯해 양자물리학 기반 연구를 처음 접했을 때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고전물리학의 범위에선 이해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야입니다.(웃음)"


한상욱 박사는 웃픈(?)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바로 주변 지인들과 전자공학 동기들에게 양자정보 연구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양자컴퓨터의 압도적인 속도, 양자암호의 뚫리지 않는 보안체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기본 이론부터 시작해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한 박사는 현재 지식정보사회와 다가올 미래 사회에선 양자컴퓨터의 빠른 연산속도 못지않게 양자암호의 정보보안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암호체계는 당장 내일이든 또는 수천년 후든 깨진다. 반면 양자암호는 이론상 '깨지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정보가 중요해질수록 양자암호는 필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보완점도 명확하다. 한 박사는 "과학적인 이론 규명과 실제 상용화는 다르다. 실용화 단계에서 기술적으로 구현해내지 못한다면 암호기술로써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현재 비용적인 부분에 있어서 보급화가 어렵지만, 암호체계가 필수적인 특수분야를 시작으로 보급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정보연구단에서 실험중인 하이브리드 큐비트.


KT와는 지난해 6월 'KIST-KT 양자통신 응용연구센터'를 개소하며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위해 호흡을 맞추는 중이며, 최근 구축에 성공한 일대다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의 경우 KT가 운영 중인 광케이블망을 활용한 결과다.


조 박사와 한 박사는 "양자기술은 자연스럽게 미래에 자리잡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양자기술도 빛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물론 설명도 열심히 해야 할 것(웃음)"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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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호 단장 "새로운 과학기술계 기술사업화 모델 필요“

KIST 기술사업단, 2017년 75억 기술 실시금액 기록



#1. 1978년, KIST와 선경화학(現 SKC)이 '폴리에스테르 필름 제조'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VHS 비디오테이프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당시 원천 기술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만 보유하고 있었다.


#2. 1991년, ETRI가 신생 벤처기업과 CDMA 방식의 이통통신 공동개발을 시작, 1996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폭풍성장했으니, 그 이름이 '퀄컴(Qualcomm)'이다. 



현재 KIST에선 폴리에스테르 필름 제조 기술 개발과 같은 기술사업화가 연평균 30건 이상 진행 중이다. 기술사업단(단장 최치호)을 중심으로 사업화가 진행되는 데 지난해 기술료만해도 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7%가 상승한 실적이다.


최치호 기술사업단장은 "기술사업화는 금전적인 가치를 넘어 KIST 기술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기존 과학기술계 구조 깨는 新 기술사업화 모델



최치호 기술사업단장은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기술사업화 모델을 제시했다.



기술사업단은 기존 과학기술계 선형 구조를 깨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학의 기초연구 → 연구기관의 응용연구 → 기업의 산업화'로 이루어진 선형 구조에서 벗어나 산·학·연이 초기 설계부터 함께 방향을 설정하고 협업하는 '삼중 나선 구조'가 모델이다.


최 단장은 "최근 KIST의 기술료가 상승한 주요 원인이 바로 이 협업 모델의 작동이다"라며 "기존 선형 구조는 초기 연구에만 최적화되어 있어 사업화 단계에선 종합적인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 기술이 중소기업으로 이전되고 체화되며 경쟁력 있는 기업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득 주도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선진국의 경우 기술사업화 전문 회사가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최 단장은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기술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적극적 기술사업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 프로그램과 조직을 구축하고 재원을 확보하며 노하우를 축적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술사업화 추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단장은 "베트남에 건립 중인 V-KIST는 KIST의 글로벌 기술사업화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술사업화 플랫폼으로써 현지 실증 연구와 사업화를 통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진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릉 단지 역시 바이오 특화 클러스터로써 해외 진출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향후 바이오 분야 기술사업화 전진기지로써 파리와 런던 같은 바이오 전진기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단어 하나에 가치가 변한다···기술사업화 전문 인력 必



박병수 기술사업화실장(왼쪽)과 최종상 연구성과확산팀장(오른쪽)은 기술사업화에 대한 인식이 점점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박병수 기술사업화실장은 기술사업화에 전문 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구논문 평가, 특허 획득 절차 진행, 기술이전 기업 탐색 등 자잘해 보이는 움직임 하나하나에 기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변리사의 역할이 중요해 지고 있다는 것.


박 기술사업화실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도만 변리사 인력을 구성해 운영했다"며 "이후 기술사업화가 확대됨에 따라 전략적 기술사업화를 위해 변리사 인력 확보는 필수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사업화 체계가 업그레이드 되며 특허의 질이 상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형 기술이전이 있었다"며 "동일 기술이라도 기술사업화 과정에 따라 경쟁력과 협상력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KIST의 기술사업화 담당 변리사는 2명. 변지형 변리사는 KIST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꼼꼼히 파악하여 기술사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변 변리사는 "기본적으로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는지, 또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을지를 판단한다"며 "연구와 논문, 특허, 계약 등 하나의 기술이 협상 단계부터 평균 10개월이란 시간을 거쳐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구 데이터가 논문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이지만, 실용화 단계에선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기술사업화까지 포함한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마터면 공든 탑이 무너질 뻔한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 기술 개발자였던 연구자는 개발기술을 유튜브에 올리기 전에 변 변리사에게 문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연락을 받은 변 변리사는 한 걸음에 달려가 기술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유튜브 동영상 올리는 것을 차단하고 신속한 특허출원을 먼저 진행했다. 자칫하면 특허 출원 전에 우수한 기술이 공개될 수 있었던 상황, 다행히 특허로 먼저 출원하고 권리를 보호하여 기술이전에 성공하여 하나의 에피소드로 마무리 된 적이 있었다. 


변 변리사는 "이제는 연구자들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사업화에 대한 연구자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기술사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보급되고, 기업이 만들어지면 경쟁력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며 "단순 기술료가 아닌 과학기술계 선순환 구조에 기여하는 출연연의 기본 임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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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형 박사팀, 배터리 열화 문제 해결할 새로운 양극 소재 개발

장원영 박사팀, 다양한 환경에서 분석 가능한 플랫폼 개발

"설계부터 분석까지, 배터리 연구 A to Z"



BMW 독일 뮌헨 본사가 '전기차 배터리' 모양으로 변신했다.


올해 목표였던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량 10만대' 목표를 달성한 기념으로 99m 높이의 조명상징물이 설치된 것. 건물 유리창과 벽면에는 'THE FUTURE IS ELECTRIC'라고 적혀있다. 차세대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BMW뿐만이 아니다. 도요타,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전기자동차 시대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 중이다. 여기에 독일, 영국, 인도, 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내연기관차 연비규제, 신에너지 정책 등을 도입하며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다양한 모델과 디자인의 제품이 생산되고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의 연구가 배터리 효율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안전성, 생산성, 비용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배터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 청사진에 맞춰 KIST 녹색도시기술연구소 에너지융합연구단 내에서도 찰떡호흡을 보이는 연구자들이 있다. 바로 오시형 박사, 장원영 박사 팀이다. 오시형 박사팀은 초고속 충·방전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신소재를, 장원영 박사팀은 급속 충전과 성능 저하의 원인을 각각 찾아내며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한계를 극복할 Breakthrough



현재는 다양한 물질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주요 소재로 연구되고 있지만, 주축은 리튬이온(청산계)을 이용한 이차전지다. 하지만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와 충전속도라는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며 새로운 소재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시형 박사는 이차전지 기술로 전기자동차 보급화뿐 아니라 온실가스와 자원고갈 등 전세계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오시형 박사가 주력하고 있는 '리튬망간 전이금속 산화물(LMR, Lithium- and Manganese-Rich nickel-cobalt-manganese oxide)'도 그 중 하나다. LMR은 에너지밀도가 높고 안전해 차세대 양극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LMR은 충·방전 시 표면에서 열화가 일어나며 결정구조가 불안정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 박사는 최장욱 서울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바로 이 문제점을 잡아줄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양극재 표면에 형성되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지르코늄 함유 혼합전이금속 산화층'이 그 주인공이다.


오 박사는 "합성과 동시에 LMR 활물질 표면에 1~2 나노미터 코팅층이 형성되며, 공정과정도 쉽고 간편하다"며 "코팅층이 열화를 억제해주고, 코팅층을 이루는 지르코늄 혼합산화물은 이온전도도가 높기에 자연스레 충·방전 효율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수 나노미터 지르코늄 함유 혼합전이금속 산화층’을 가진 LMR 입자의 (a) 충전 전, (b) 1회 충전 후, (c) 20회 충·방전 후 에너지 분산 X-선 분광 (STEM-EDS) 분석 결과.


실제 산화층이 형성된 양극재는 2분 이내에 고속 충·방전을 300회 이상 실시해도 초기 특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 박사가 연구당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소재디자인'이다. 그는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활물질 디자인은 공정단계에서 비용 상승을 야기한다."며 "이를 '열역학적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양산가능성' 역시 중요하다. 소재가 실제로 산업계로 이어지기 위해선 생산과정이 중요한데, 이는 이론과 달리 직접 생산을 통해 비용과 시간, 성능을 테스트해야 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설계 예측 및 분석 전문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전기자동차가 시중에 나오고 있지만 아직 가격이 비싸 부자들만 타는 차라는 인식이 있다"며 "배터리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낮춤으로써 전기자동차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터리 문제의 원인을 찾아라···분석연구 必



최근 휴대폰 배터리의 폭발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가 폭발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제는 단순 성능뿐 아니라 종합적인 배터리 설계와 분석이 필요한 상황, 장원영 박사가 배터리 분석 플랫폼 구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장원영 박사는 배터리 연구에 있어 더 이상 성능만 쫓는 것이 아닌 종합적인 기술개발로의 패러다임 변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원영 박사팀은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팀과 함께 최근 전기자동차용 고용량 양극 소재 후보물질로 주목받는 3원계(Ni, Co, Mn) 양극 물질(NCM, LiNixCoyMnzO2) 소재의 충·방전 과정을 분석했다. 


리튬이온전지를 급속 충전할 시, 리튬이온이 전극과 전해질을 거쳐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용량과 수명이 급격하게 감소된다. 즉, 일반적인 속도로 충전할 때보다 적은 용량이 충전되는 것이고, 충전을 하면 할수록 수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해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해 리튬이온 이동속도별 전극소재의 열화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충전속도에 따라 전극 물질 표면의 내부구조가 각각 다르게 변형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 박사는 "동일한 연구환경이더라도 전극 표면을 이루는 물질의 분자 구조, 결정 구조에 따라 결과가 제각각이다"라며 "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 갖춰진다면 리튬이온전지가 갖는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배터리 연구는 성능 향상이 우선이었고, 벌크 구조 분석이 대부분이었다"라며 "근본적인 열화 발생 원인 규명과 함께 이를 다양한 환경에서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연구가 대두되는 원인으론 배터리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들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이슈로 인해 사람들에게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이 자리 잡은 것이다. 


장 박사는 "이제는 효율만 높은 배터리가 아니라, '안전하고 성능 좋은 배터리'가 요구되기 시작했다"라며 "기초설계부터 성능향상, 분석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연구체계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NCM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각각 40% 및 80% 일때의 완속 및 100배 고속 방전 시 전지 용량 감소 변화 및 고속 방전 시 각 소재별 표면 및 벌크 내부 구조 변화 도식도


전기자동차 시대가 다가오는 속도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오 박사와 장 박사,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연구 전망은 어떨까?


장 박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국가들이 전기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연구가 휴대폰 위주의 소형 배터리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곳에 사용되는 대형 배터리 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박사는 "꼭 전기자동차가 아니더라도 환경 문제나 에너지 고갈 문제 등으로 배터리 분야 연구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현재 리튬이온전지는 그 한계점이 명확하기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자동차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는 시기에 대해선 2020~2025년 사이로 의견이 모아졌다. 오 박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계획과 주요 국가들의 정책이 순차적으로 실행된다면 2025년엔 세 대 중 한 대가 전기자동차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견한다(웃음)"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미래 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자동차'에 대해선 용도에 따른 구분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 박사는 "전기자동차는 주로 단거리 주행이나 소형 자동차에 사용되고 장거리 주행이 필요하거나 큰힘을 내야하는 대형 자동차의 경우 수소자동차가 현재로썬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오시형 박사와 장원영 박사는 입을 모아 융합형 연구가 필수임을 강조했다. 오 박사는 "소재 기술 연구만 한다고 해서 배터리가 좋아지진 않는다. 이를 제대로 검증해줄 분석과학자들이 있어야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며 전체적 퀄리티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장 박사 역시 "단순 배터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설계부터 공정, 분석까지 많은 연구자들의 협업이 요구된다. KIST는 종합연구기관으로서 연구 인력과 연구시설, 장비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에 융합연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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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창 KIST 박사팀, 물혹 극복한 주사형 치료제 개발

김영민 박사 "아직 회복률이 낮지만, 임상적 의의는 커"



"척수는 한 번 손상되면 지속적으로 손상 부위가 확장돼, 2차적인 신경변성이 일어나 신경 네트워크가 망가지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불규칙한 형태와 화학 약품은 효과적이지 못한 상황, 하이드로젤(hydrogel)이 가능성을 제시해줬죠."


교통사고나 뇌졸중 등으로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가 손상될 경우 우선 해당 부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신경들에서 장애가 발생한다. 더 무서운 점은 2차적인 신경변성이 일어나 신경조직에 결손이 생기고, 물혹이라 불리는 낭포성 공동이 점점 확대돼 주변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이는 신경회로 재생 억제, 줄기세포 생착 방해 등 결과적으로 신경 네트워크를 망가트는 결과를 초래한다.


치료법은 물혹의 생성과 확장을 막는 것.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화학 약품과 생체재료가 제시됐지만, 화학 약품 처리가 된 면역억제제는 효과가 적고 부작용의 우려가 있으며, 생체재료 역시 형태에 있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은 손상 부위에 생긴 물혹들이 모두 제각각 불규칙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형태로 고정된 생체재료는 물혹을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하고, 물혹에 맞는 생체재료를 개별적으로 가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고민거리를 풀어줄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KIST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 송수창 박사팀이 개발한 하이드로젤. 작은 유리병 안에서 찰랑찰랑 움직이는 액체, 실로 단순해 보이는 이 액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야말로 '맞춤형' 신경계 치료제



투명한 액체 상태의 하이드로젤. 열을 가하면 그 형태로 굳는다.


김영민 박사가 유리병을 기울인 상태에서 손으로 감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을 펼치자, 유리병 안에서 그대로 굳어버린 고형 물질이 나타났다.


바로 이것이 치료용 하이드로젤의 핵심. 상온에선 액체 상태로 존재하다가, 신체에 주입 후엔 체온에 의해 고형 젤로 변한다. 액체 상태로 주입해 물혹의 공간을 메운 후, 그대로 굳어버리기 때문에 기존 생체재료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또한 하이드로젤은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구성되었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 분해되기 때문에 화학 약품이 가지는 문제점 역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초기에는 말 그대로 형태를 잡고, 분해만 될 뿐 신경세포 보호나 재생능력은 상대적으로 미비했다. 이때 김영민 박사의 역할이 빛을 발했다. 면역치료제와 기작들에 대해 연구해온 그는 하이드로젤에 세포외기질을 생성하는 면역세포를 유도하여 신경세포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그 결과, 현재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약 30% 가량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김 박사는 "아직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하이드로젤 자체가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물질들을 조합하고 대체해보며 효과를 증진시키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그는 "척수 이외에도 다른 조직의 결손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필요에 따라 치료용 단백질이나 유전자, 줄기세포와 같은 조직재생 인자들까지 넣을 수 있다면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신약 개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야 연구자로서의 첫 발···환자들에게 희망을



하이드로젤을 비롯해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김영민 박사


"척수를 비롯해 주요 신경계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하이드로젤이 환자들로 하여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하이드로젤 개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생체 재료는 인체에 적용되므로 안정성이 중요하다.


생체재료연구단 역시 이번 하이드로젤을 이용한 연구에서 척수가 일반 조직에 비해 외부 물질에 민감하다는 점과 외부에서 젤이 주입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독성이나 부작용 그리고 주입 방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김영민 박사는 열린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송수창 박사를 비롯해 함께 연구를 진행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공동연구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김병곤 아주대 교수팀과의 합작품. 김영민 박사는 김병곤 교수와 서로 너무 다른 분야에서 연구를 해왔기에 서로의 의견을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이번 연구성과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돕고 싶었던 김 박사에게 이번 하이드로젤은 남다른 의미를 준다. 김 박사는 "조직재생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야 연구자로서 첫 발을 내딛은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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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정 2017.11.24 1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영민 박사가 이런 연구를 하는지 첨 알았네요. 멋있다! 이런 연구, 보통 사람들이 보기 어려운 부분을 보고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해야 되는 거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KIST 재무팀, 기술료 부가세 환급 청구 100% 승소

천억 원 가량 사용명세서 등 증빙자료 완벽제출

김용관 팀장 "1년 6개월 동안 고생해준 팀원들에게 감사"



일하면서,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얻는다. 데이터들은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빅데이터가 되기도 하고, 혹은 두 번 다시 거들떠보지 않는 쓸모없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즉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정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기술개발에 투입된 연구비 관련 자료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기관 재정에 '억' 소리 나게 큰 보탬이 된 사람들이 있다. KIST 재무팀의 김용관 팀장과 김병직 관리원이 그 주인공.


재무 부서는 자금의 효율적 활용을 지원하는 행정팀이다. 두 사람은 적극적 세법해석을 통해 국세청 환급청구액을 최소화하고 세무 검증에서 명확한 증빙 제시 등 전략적으로 대응하여 기관재정에 큰 보탬이 됐다. 법적으로 내지 않아도 되는 수억원의 경상비를 아낀 것이다.  그런 결과를 얻기까지 '추징요구 ↔ KIST 이의신청' 등 약 1년 6개월이 걸렸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합니다!' 재무팀 앞에 붙어있는 구호가 눈에 띈다.


5만8400건 가량의 사용명세서 하나하나 확인..."기관 재정운영 보탬이 돼야했다"



"지금까지 면세받았던 기술료 관련 부가세를 추징하게 됐습니다. 준비 부탁드립니다."


시작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9월 국세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출연연이 기술을 이전하면서 발생한 기술료는 과세사업으로 판단하게 돼 2012~2014년까지 면세받았던 부가세를 추징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기술료 면세를 받기 전, 국세청에 사전 질의를 통해 기술료 면세가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아놓았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기준이 바뀌게 된 것. 국세청이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출연연에 대한 기술료 면세가 문제가 되자 입장을 달리 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KIST를 포함한 대부분의 출연연이 기술료수입 부가세를 추징한다는 통보를 받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간 출연연 기술료수입에 대한 부가세가 면세에 해당된 이유는 연구비 조달 구조에 있다. 출연연은 기업과 달리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고 연구비를 조달한다. 세금으로 개발된 기술에 대한 기술료수입은 면세사업이라는 것이 국세청의 과거 입장이었다. 일단 환급하라는 조치에 따라 KIST는 수억 원을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


재무팀은 일단 납부하고 고민을 시작했다. 기술료 면세가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아 진행됐던 일인데다 갑작스럽게 기준을 바꿔 과거 면세에 대한 과세를 확정한 것이 합리적인가에 의문이 닿았다.


재무팀은 기술료 수입이 발생한 경우 직접 투입된 연구비 매입세액이 과세사업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자료 준비에 들어갔다. 기술료 부가세 매입세액 공제와 관련된 데이터 등 약 3년여 동안 발생한 자료들만 약 5만8448건. 하나하나 보면서 1만130건의 자료를 취합해 경정청구(납세의무자가 보정기간(3개월)이 경과하여 과다납부한 세액을 바로잡을 것을 요청하는 행위)했다. 만만치 않은 양이었지만 세법적으로 그동안 타당하게 면세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를 모으는데 집중했다.


많은 자료를 모으기까지 재무팀의 팀워크가 빛을 발휘했다. 그리고 KIST가 만든 통합정보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통합정보시스템은 기술개발에 필요한 연구비관련 매입세액을 구분하고 증명할 수 있도록 KIST 자체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연구자가 카드를 긁는 순간 어느 업체에서 어떤 물품을 샀는지 실시간 데이터가 전송되고, 연구비와 관련이 없으면 결제가 안 되는 등 연구자가 연구비를 투명하게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전자증빙시스템이다. 매년 조금씩 바뀌는 연구비 사용 기준 및 사용자들 편의를 위한 유지보수를 통해 시스템 개선을 하고 있다.


김 팀장과 김 관리원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들을 정리했다. 해당 시스템뿐 아니라 기술사업단과 연구개발실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경력과 시스템 이해를 바탕으로 세무서가 요청하는 세세한 증빙자료 모두를 오차 없이 확보하고 제출했다.


김 관리원은 "천억 원 가량, 5만8000건 분량의 사용명세서를 확인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기관 재정운영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료들을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김 팀장은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세무서와 국세청, 조세심판원 등에 전액환급 심사청구를 했다. 이렇게 '추징요구↔KIST 이의신청'이 오가길 1년 6개월, 지난 7월 7일 KIST는 심사청구결과 최종 100%승소했다. '기술료 부가세로 추징당한 수억 원을 전액 환급해주겠다'는 통보도 받았다.


김용관 팀장은 "전액 환급 소식을 듣고 정말 큰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었다"면서 "세법적인 쟁점 사항을 잘 설명해 함께 환급청구를 위해 힘써 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용관 팀장

김병직 관리원



 "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전액환급소식 이후, 재무팀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기술료 부가세 환급청구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 9월 KIST가 시상하는 창의혁신상을 김용관 팀장과 김병직 관리원이 대표 수상한 것. 창의혁신상은 수상 대상이 없으면 시상식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번 시상은 3년 만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재무팀은 지난해 우수연구자지원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직의 재정관련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이 재무팀의 역할인 만큼 커다란 성과가 나오거나 큰 이슈로 주목받는 부서는 아니다. 재무팀은 전자증빙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부적절한 자금을 집행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예산을 투명하게 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해당 시스템은 타 출연연으로부터 벤치마킹요청을 수차례 받았으며, 직접 교육을 하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재무팀은 올해에 이어 지난해 '우수연구자지원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용관 팀장은 "행정일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는데 문제없도록 지원하는, 어찌 보면 크게 빛나지 않는 업무 중 하나"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공적을 만들어주어 팀 내 자부심을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KIST에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재무팀은 고객이 '매우만족'하는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재무팀 입구에는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구호가 붙어있다.


김 팀장은 "연구자들이 재무와 관련해 불편사항이 없도록 미리 파악해서 만족할 수 있는 재무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직 관리원은 "연구비 운영과 자금 관련해 연구자들이 신경쓰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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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류동구 2017.10.27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엄청난 일을 해내셨군요.
    축하 드리고 경의를 표합니다.

  2. Dr.정 2017.10.27 1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집니다~~




[인터뷰]홍재민 대표교수

"가르쳐야 할 것 가르치는 시스템...KIST 이름에 걸맞은 좋은 학교 만들 것"


'KIST School'이 올해 초 본격 출범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지난 3월 UST(과학기술연합대학교대학원대학교)와 함께 운영하던 'UST-KIST 캠퍼스'를 새롭게 개편했다.


기존 교육시스템은 정부출연연구기관 현장에 투입돼 현장중심의 전공교육이 이뤄지는 석·박사 프로그램으로, 국가과학기술 인재양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KIST School은 기존 목표를 그대로 가져가되 더 좋은 인력을 모으고, 효율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기존 UST 교육시스템을 스쿨제로 개편한 곳은 KIST와 화학연, 생명연, 건설연 등 4곳이다.

 

KIST School은 출범과 동시에 원 내에 사무국을 만들고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대전 본원 UST 사무국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UST KIST캠퍼스를 운영해왔다. 거리도 멀고 학교 운영 의사결정권이 UST에 있어 교육현장 중심의 시스템 운영이 어려웠다.

 

사무국 분리 및 위원회 운영은 빠른 피드백의 어려움 등을 개선하고, KIST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현장과 호흡하며 만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KIST 연구진이자 KIST School의 대표교수인 홍재민 교수는 "사무국 운영을 통해 약간은 독립적이면서 KIST만의 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새로운 교육방향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가르쳐야 할 것 가르치는 시스템으로 "팀 체제 강의, 학생 연구자 윈-윈"



"KIST는 출연연 중 같은 공간 안에서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기관입니다. 이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KIST School의 가장 큰 강점은 대학과 달리 연구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KIST를 통해 석·박사를 수료한 학생은 약 460여명으로 국내외 유수 대학과 출연연 등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현장에 적응성이 뛰어난 학생들을 배출시켜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KIST는 KIST School에도 그 강점을 적극 활용해 기존 대학이 설치 운영하기 어려운 과목을 개설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개의 커리큘럼(▲바이오-메디컬 융합 (생물화학 / 생체신경과학 / 의공학) ▲에너지-환경 융합 (에너지공학 / 환경공학) ▲나노-정보 융합 (HCI 및 로봇공학 / 나노재료공학))을 운영 중이다.

 

홍 교수에게 '커리큘럼의 확대 운영 계획'을 묻자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팀 체제 강의'를 소개했다. 이는 한 강좌를 1명의 교수가 아닌 3~4명의 교수가 가르치는 방식이다.

 

팀 체제 강의는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연구자, 그리고 효율적인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사실 연구자가 본인 과제를 수행하며 하나의 강좌를 끌고나가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을 하기보다 연구자가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에 따르면 KIST의 많은 연구원들은 그룹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팀으로 하나의 강좌를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다. 강좌를 배분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가르치는 시스템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 교수는 "개인 마다 다르겠지만 1시간 강의를 위해 약 6시간정도 준비시간이 필요하더라. 강의준비와 연구병행은 연구자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면서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강의를 하되 연구자들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대학교의 경우 자기 지도교수 외에 다른 교수에게 코치를 받을 기회가 많지 않지만 KIST School은 소속과 관계없이 팀 강의 및 그룹 연구를 통해 학생을 코치해줄 교원들이 많은 장점이 있다"며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배움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T School은 교육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변화뿐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변화도 꾀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학생들을 강의할 강의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KIST내에 내년 완공예정인 건물이 있다. 이곳에 강의실을 만들어 학생들끼리도 자주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 목표..."KIST School 졸업생, 科技계 중추적 인재로"




"KIST 50주년을 앞두고 우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인재육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좋은 학생들을 유치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KIST는 미국의 원조를 받아 세워진 연구소다. 불철주야 연구개발에 매진한 과학자와 든든한 지원자들 덕분에 KIST 연구성과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초석을 이뤘다. KIST는 성과를 인정받으로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톰슨로이터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연구기관' 세계 6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KIST가 인재육성에 나선 것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지난 50년의 영광을 이을 백년대계를 위해 앞으로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던 때, KIST 역할 중 하나로 대두된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해외 원조를 통해 설립된 만큼 국내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인재를 발굴을 위해 KIST가 일조해야 한다는데도 의견이 모였다.

 

이에 오래전부터 KIST는 UST와 IRDA(International R&D Academy) 등을 통해 개도국 전문 기술 인력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KIST School 절반 이상의 학생이 외국인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외의 훌륭한 인재 발굴과 유치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과학기술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연구의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KIST에서 학위를 한 학생들이 한국에 남는 경우도 있지만 모국으로 돌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과학기술 협력 등 크고 작은 교류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친 다음날 홍 교수는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출장 중 그는 틈틈이 중국의 대학 등을 방문해 KIST School에 대해 알릴계획이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KIST School에 좋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미팅을 계획 중"이라며 "KIST School을 졸업한 학생들이 세계 어디서든 과학기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를 위해 교육기능의 내실화를 위해 힘쓸 것이며, 연구자와 학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KIST 이름에 걸맞은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교수는 1996년 KIST에서 연구활동을 시작, 2007년 세계 최고수준의 휘어지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등의 연구성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이후 2010년 반도체 분야 권위자로 불리는 황창규 단장이 이끄는 R&D 전략기획단의 요청에 따라 중소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2011년부터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정책조정전문위원회 위원과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개발조정국 과학기술예산심의관을 역임했다.


KIST에 돌아온 후 그는 KIST School 대표교수로 과학기술계 우수 인재 양성에 애쓰는 동시에 휘어지는 트랜지스터 연구 연장선상으로 당겨도 전기가 통하는 전깃줄을 개발할 수 있는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 향후 몸에 착용하거나 휘어지는 전자제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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