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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국가대표 과학기술 모델 ‘KIST’ 베트남 간다

 

 

 

 

 

하노이에 V-KIST 설립…박근혜 대통령 강력한 의지 담겨
연구개발·과기인재 육성해 베트남 산업·미래성장동력 견인

 

 

미국의 원조를 받아 세워진 KIST가 설립 반세기 만에 이제는 거꾸로 그 발전모델을 해외에 역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지금 KIST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V-KIST) 설립준비가 한창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혜국에서 수원국으로 전환한 우리나라의 성공 모델을 해외에 이식하는 것이다. KIST의 사례를 저개발국가에 전수하는 것은 한국이 OECD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 한 이후 첫 번째 사례다.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ODA(공적개발원조)모델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약 5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 존슨 대통령에게 한국에 공업연구소를 지어달라고 부탁했을 때 많은 도움을 준 곳이 바텔연구소입니다. 바텔연구소는 당시 36년 정도의 역사를 지닌, 지금의 KIST보다 나이가 어린 연구소였고 재정적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KIST 설립을 전폭 지원했습니다. KIST가 베트남에 연구소 설립을 지원한다는 것은 과학기술 ODA선순환을 이루는 동시에 국격을 높이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V-KIST 설립은 과총이 뽑은 ’2013년 과학기술 10대 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업을 총괄 주도하고 계획한 문길주 KIST 전 원장은 “10대 뉴스에 선정된 것에 감사하면서도 관심과 성원에서 우리 사회의 성숙함을 느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V-KIST는 2017년 9월 9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KIST와 마찬가지로 종합연구소로 구축될 예정이지만 베트남 산업경제실태 분석 결과와 베트남측 논의를 통해 연구 분야를 선정할 계획이다.

 

문 전 원장은 “크게 베트남 산업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지와 연구개발을 통해 베트남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도 많은 연구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시설이나 처우 등이 열악하고 산업계와 연계가 잘 안 되는 문제들이 있어 선진국형 모델이 필요하다”며 “KIST의 운영노하우와 자문 등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왜 베트남인가? "연구성과 활용기반 갖춰져 있기 때문"

 

 

베트남은 2011년 경제사회개발전략을 채택, 2020년까지 선진공업국 건설을 목표로 과학기술 진흥에 집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아시아에서 급속 경제성장을 일군 우리나라를 발전모델로 채택하게 됐다. 선진국이 200년 걸쳐 일궈낸 경제성장을 우리나라가 50년 만에 달성한 것도 중요하지만 산 증인이 있다는 것 또한 개도국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에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는 2012년 3월 KIST에 방문해 "베트남에도 KIST와 같은 연구소가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으며, KIST도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응웬 떤 중 총리가 다녀간 후에도 베트남 정부는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KIST가 1966년 설립 이래 포항제철설립 타당성 조사, 중화학공업 육성계획, 자동차·전자산업 육성계획 등 핵심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싱크탱크의 역할을 했으며, 우리나라 최초 칼라 TV, 전자계산기, 미니컴퓨터 개발 및 국산화 등 국가 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그 모델을 그대로 전수받기 원했던 것이다.

이에 KIST는 2012년 10월 29일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V-KIST)설립을 위한 상호협약을 맺었다.  2013년 9월 열린 '한-베 국가정상회담'에는 양국 정상들의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문이 발표됐는데, 이 선언문에는 KIST 설립 및 운영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수해 과학기술로 경제발전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기관의 설립을 추진하는 내용도 포함되어있었다.

 

개도국 수장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들리는 곳이 KIST다. 대부분 개도국 수장들이 KIST를 롤모델로 한 기관 설립 요청한 가운데 왜 베트남이 선정됐는지 궁금했다. 이 같은 물음에 문 전 원장은 "연구소 설립문제는 설립보다 운영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를 지어놓았는데 연구개발성과를 활용할 산업체나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소를 운영하고자 하는 정치 지도자의 의지와 산업적 기반이 중요한데 베트남의 지도자는 과학기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연구개발 성과를 활용할 산업체 기반도 갖춰진 나라"라며 "사람들 역시 부지런하고 성취욕이 있으며,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도 가까워 설립 지원 후에도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베트남은 개혁·개방이후 꾸준히 교역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을 갖고 있고, 지난 21년간 교역량이 4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 모델 전파를 통해 양국간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ODA를 통해 베트남에게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러나 우리 운영진이 많이 참여를 하다보면 공동연구나 인력교류 등이 부수적으로 자연스럽게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력교류와 공동연구 등은 이미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KIST는 국제 R&D 아카데미(IRDA)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베트남의 우수한 학생들이 KIST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우수한 학생 100여명이 KIST에 상주하며 연구하는데 베트남 학생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면서 "현재 약 40여명이 졸업을 했고 자국으로 돌아가 학장, 교수, 연구원 등으로 성장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며 V-KIST설립과 향후 교류방안에 대해 그들과의 협력도 기대했다.

 

 

성공사례 가다듬어 지원 확대한다

 

 

KIST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별협력사업지원을 받아 V-KIST설립에 4년간 총 35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 연구동 3개동과 본관 1개동, 주거 및 부대시설 등을 구축하고 초기 연구수행을 위한 주요 연구장비를 지원하며, 연구소 설립 및 운영자문 제공과 장·단기연수 및 석·박사 학위프로그램 등 인적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운영자문에는 KIST설립과정의 산증인인 초대과학자들을 비롯해 외부의 전문가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문길주 전 원장은 "KIST초창기 멤버들은 KIST설립 성공경험을 전수하고, 외부전문가들은 베트남의 미래과학기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잘 알려있듯이 KIST설립은 외국에서 근무하는 우수한 한국인 과학자를 유치해 이공계 인재를 키우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문 전 원장은 V-KIST역시 우수한 베트남의 두뇌들이 자국으로 돌아와 경제성장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를 바라고 있다. V-KIST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4년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KIST는 V-KIST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성공모델을 가다듬어 이 같은 지원을 점차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문 전 원장은 "성공모델을 전수해 기관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V-KIST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과학기술로 사업을 일으키는 새로운 ODA사업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KIST를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와 외교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돼 V-KIST 사업이 추진된 만큼 기회를 만들어 준 정부에도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문 전 원장은 국가가학기술자문위원회 활동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몇 차례 만났다. 그 때마다 박 대통령은 V-KIST설립을 잘 추진해달라고 격려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설립한 KIST가 한국의 발전을 이끈데 이어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설립될 V-KIST가 베트남 발전을 이끄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