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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선천성 희귀질환 'ECO 증후군' 기전 밝혔다(06.10)

고혁완 동국대 교수·복진웅 연세대 교수…"섬모 기능이상 질환 연구 기여할 것"



▲ ICK 유전자 결손 쥐(ICKtm1a/tm1a)는 정상 쥐(ICK+/+)와 달리 발생과정 중 뇌

의 부종(위)이 나타나고 뇌 단면을 H&E 조직염색법으로 염색해 본 결과 뇌실이 확

장되는 수뇌증(아래)이 관찰됐다.(왼쪽) 또 정상 쥐와 달리 손가락과 발가락이 6~7

개인 다지증과 자뼈(Ulna)가 굽어지는 뼈 형성 이상이 관찰됐다.(오른쪽)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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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생성과정에서 신경계와 내분비계·골격계 형성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하는 선천성 희귀유전진환인 'ECO증후군'의 발병 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고혁완 동국대 약대 교수와 복진웅 연세대 의대 교수가 세포내 안테나인 섬모의 기능이상이 장기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 냈다고 10일 밝혔다.


ECO증후군(Endocrine-Cerebro-Osteodysplasia)은 소장 내 미세융모 세포에서 분리된 인산화효소인 'ICK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ICK 유전자 이상이 정확히 어떻게 광범위한 장기 형성에 영향을 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ICK 유전자 억제에 따른 발생이상. NIH3T3 세포에서 ICK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을 때(오른쪽 패널, ICK-shRNA #3-26) 억제하지 않았을 때(왼쪽 패널, CTRL-shRNA#8)에 비해 섬모(초록색)가 길어지고 장기발생에 중요한 신호전달단백질 Gli2(빨간색)가 섬모의 끝부분이 아닌 비정상적으로 섬모에 존재해 장기발생을 위한 헷지혹 신호가 세포내에서 감소됐다.


연구팀은 세포 외부의 다양한 자극이나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 세포 표면의 소기관 '섬모'(Cilia)와 ICK 유전자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실험결과 세포에 ICK 유전자가 많을 때는 섬모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아예 만들어지지 않았고, ICK 유전자가 없을 때는 섬모가 길어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ICK 유전자의 염기서열 변화가 세포 내 신호처리를 돕는 섬모의 길이 조절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다양한 장기 형성에 심각한 이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ICK가 섬모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인산화하지 못해 섬모가 길어지면 신호를 분류하고 전달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신체 장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헷지혹(hedgehog)' 신호가 활성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 ICK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 생쥐는 정상생쥐와 달리 ECO 증후군에서처럼 뇌실에 뇌 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거나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한쪽에 6개 이상 존재하는 이상이 관찰됐다.


고혁완 교수는 "그동안 원인이 불분명했던 희귀유전질환이 섬모 기능 이상에 의한 세포내 신호전달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며 "섬모기능 이상에 의한 다양한 질병의 이해와 함께 섬모 활성조절 약물 개발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ICK 인산화효소를 조절하는 약물발굴을 목표로 섬모기능 이상에 의한 다양한 질병 연구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며,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달 22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