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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직원기자

[사회공헌활동] 아름다운 이웃, 함께하는 우리 (정인숙 기자)

 

 

1. 개요

우리 연구원 북문 바로 앞에 복지시설이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상월곡역을 통해 출퇴근하는 KIST인이라면 오며 가며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KIST 봉사단은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남석우 본부장님을 대표로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집 성북장애인복지관에 방문, 지역 내 취약계층 및 장애인 300명을 대상으로 무료급식 및 다양한 문화체험을 제공하였습니다.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에 이어 K-Band의 신명나는 공연 그리고 LED 탱탱볼 만들기, 손가락 석고 만들기 등 (KIST 다운?) 다채로운 과학체험까지,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알찬 하루였는데요, 자세한 후기를 사진과 함께 보시겠습니다. ^^

 

2. 봉사후기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틀 전입니다.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 쌓여있던 눈이 적당히 녹아 잔디가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담장너머 교회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위로‘기쁘다 구주 오셨네’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날씨는 춥지만 연말의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출퇴근 하며 수도 없이 지나쳤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는 복지관에 오늘 처음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복지관 직원 및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줍니다. 진작 한번 와볼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가 진행될 5층으로 올라가니 천장에 매달려 있는 연꽃 장식이 눈에 뜁니다. 연꽃을 지나니 불교경전인 잡보장경(雜寶藏經)의 ‘걸림 없이 살 줄 알라’ 구절이 액자에 걸려있습니다. ‘자기가 아는 대로 진실만을 말하여 주고받는 말마다 악을 막아 듣는 이에게 기쁨을 주어라’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성북장애인복지관은 사회복지법인 승가원 소속으로 2007년 개관하였으며 불교의 자비사상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평생파트너,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자비복지공동체’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생소한 문양의 깃발이 무엇인지 궁금해 복지관 직원에게 물었더니 불교기(佛敎旗)라고 합니다. 부처가 성도할 때 성체(性體)에서 방출되었다는 색에 근거하여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불상을 대신하여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섯 색깔은 전 세계 인종의 피부색을 상징하며 가로로 그은 선은 인류의 화목, 세로로 그은 선은 평화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을 표시한다고 합니다.

 

복지관 직원의 오리엔테이션을 간단히 듣고 업무분장을 합니다. 교대로 식사해야하기 때문에 두 조로 나눠서 임무를 나눕니다. 배식, 질서유지, 청소, 안내 등 각각의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업무분장이 끝나고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강당으로 갑니다!

 

성북장애인복지관 관장이신 선재 스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둔 가장 가까운 이웃이 방문하여 감사하고 바깥은 설산(雪山)이 되어 있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한 순간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방문한 어르신들께는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므로 복지관에 자주 방문하여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선재 스님은 우리나라에서 사찰음식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는 분이였습니다. 사찰음식에 관한 책도 썼고 심지어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에도 등장을 하신 분입니다. 특히 사찰식 김장김치가 전공이라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찾아가 비법을 전수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선재 스님의 인사말에 이어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남석우 본부장님께서 답사를 하였습니다. 카이스트와 헷갈려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차이점을 친절히 설명해 드리고 ‘키’‘스’‘트’를 한자 한자 따라하게 하시는 모습에서 KIST에 대한 깊은 애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봉사단은 어르신들을 위한 배식을 시작합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승강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다치지 않게 안내해야 합니다. 질서정연하게 자리까지 모시고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 대접합니다.

 

 

혹여나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김치 통을 들고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김치를 채워줍니다. 후식인 요구르트도 빼놓지 않고 챙겨드립니다.

 

 

남석우 본부장님은 가장 힘든 곳인 퇴식구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식판을 받아 정리해 주시고 직원들을 다독여 주셨는데요, 역시 멋지십니다. ^^ 이리저리 바쁘게 배식을 끝내고 드디어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역시 노동 후의 밥은 꿀맛입니다. 원내식당에서는 가끔 밥을 남기기도 했는데 오늘은 눈 깜짝할 사이에 두 공기는 비운 것 같습니다.

 

 

밥을 먹고 배가 부르니 어느덧 공연관람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오늘을 위해 KIST 음악 동호회 K-Band에서 다채로운 음악 선물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기타 초급반의 ‘남행열차’와 ‘소양강처녀’, 기타 중급반의 ‘사랑으로’와 ‘창밖을 보라’, 그리고 감미로운 색소폰 독주에 이어 K-Band 회장 정종수 박사님의 클래식기타 연주로 마무리 했는데요, 특히 정종수 박사님의 연주는 앙코르까지 받아 한곡 더 연주하셔야 했습니다.

 

 

K-Band의 신나는 공연 후 외부단체인‘이크택견’팀의 논버벌 택견 퍼포먼스가 이어졌습니다. 팝핀(poppin; 관절을 꺾고 근육을 튕기는 춤동작)과 택견을 접목하여 음악에 맞춰 군무를 췄는데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장르의 융합이 인상 깊었습니다. 백 덤블링에 뒤돌려 차기에 고난이도의 동작을 보여줄 때 마다 어르신들은 열광적인 반응으로 화답해 주셨습니다.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 되고 손가락 석고 만들기와 LED 탱탱볼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KIST에서 가장 잘하는 ‘과학’을  이용해 어르신들께 신기함과 즐거움을 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많은 어르신들이 도대체 탱탱볼을 만드는 원리가 뭐냐고 여쭤보셨는데요, PVA, 고분자 등의 단어를 어떻게든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려고 노력하는 우리 연구원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4시, 아쉽지만 본연의 업무로 복귀할 시간입니다. 뒷정리와 청소까지 완전히 마무리 짓고 떠날 채비를 합니다. 복지관에서는 수고한 봉사단을 위해 깜짝 선물을 나눠줍니다. 선물은 바로 없으면 아쉽고 사기에는 아까운 손톱깎이! 센스 넘치는 고급 손톱깎이 세트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감사의 마음 가득 담아 KIST로 복귀합니다.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큼은 훈훈한 하루입니다.

 

3. 느낀 점

 

 

항상 출퇴근하며 무심코 지나치던, 담하나 사이에 둔 이웃집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는 북문을 오가며 인사할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이번 사회공헌활동은 KIST의 숨겨진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식사지원을 넘어 공연 프로그램과 다양한 과학체험활동을 통해 정서적인 지원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봉사단은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