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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UST 정부출연연과 손잡고 기술사업화 추진한다(02.12)

UST-ETRI 창업인턴십 과정 학생 모집
3월 4일까지 '보안키보드앱' '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 대상

이은미 기자 gq559058@hellodd.com

 

"예전에 보안키보드앱 기술에 투자를 하겠다는 분이 계셨는데 연구원 소속이라 투자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UST는 간접 창업 방식이라 연구원 신분으로 창업을 고민할 수 있어 주저 없이 UST 개방형협력사업 희망기술에 응모했습니다."(보안키보드앱 기술 개발자 구한승 ETRI 선임연구원)

 

"무선충전 상용화라고 하면 보통 스마트폰을 생각하는데 저는 니치마켓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무선 충전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는 숨은 수요를 노리는 거죠. UST를 통해 무선충전 연구 상용화 파트너를 찾고 싶습니다."(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 개발자 전상훈 ETRI 책임연구원)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총장 이은우)가 출연연 기술사업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UST-ETRI 개방형 협력창업 인턴십 과정 학생 모집(startup.ust.ac.kr)이 시작됐다. 창업인턴십 과정은 '보안키보드앱'과 '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 두 개의 기술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는 3월 4일까지 학생을 모집하는 창업인턴십 과정에 선발되는 학생은 UST-ETRI 창업인턴십 과정에 입교해 5개월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김흥남)에서 학생으로서 예비창업을 수행하는 각종 교육과 지원을 받게 된다.

 

◆ 메신저 이제 마음 놓고 사용한다…보안키보드앱

 

구한승 ETRI 선임연구원.<사진=이은미 기자>

▲ 구한승 ETRI 선임연구원.<사진=이은미 기자>

구한승 표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스마트폰 메신저 어플로 개인정보가 오고 가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기술 개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내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친 것. 구 선임연구원은 키보드에 주목했다. 정보를 입력할 때 암호화해 전송한다면 혹시나 모를 유출사고에도 개인 정보는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검찰의 카톡 검열 사태에서 봤듯이 메신저 운영 회사는 법이 집행되면 서버에 저장된 메신저 내용을 보여줘야 합니다. 유럽에서는 구글이 약관에 명시하지 않고 광고를 위해 개인의 지메일 내용을 스캔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이용자들에게 소송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3-4년 전 수능에서 커닝 사건이 발생했을 때 통신사 서버에서 찾아낸 문자메시지가 증거가 됐죠.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사람들은 서버에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저장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불안감이 증폭됐죠."

 

14년간 보안기술을 다뤘기에 구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코딩 정도만 친구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 부분은 스스로 작업했다. 처음에는 쓴 맛을 봤다. 구 선임연구원은 "기초 기능만 탑재한 베타 버전을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렸으나 아무도 찾지 않더라"며 웃었다. 

 

사실 기존에도 관련 기술들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료면서 설치가 복잡하고 사용방법도 간단치 않았다. 구 연구원은 "문자를 입력하는 인터페이스인 키보드를 활용한 보안키보드앱은 소비자 스스로 손쉽게 자신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법"임을 강조했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평소에는 그대로 쓰다가 필요할 경우 암호화로 바로 전환할 수 있다. 어플 자체에 암호화를 동작시키는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는 스마트폰에만 적용된 기술이지만 향후 데스크톱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제품 동작 예시.<자료=구한승 선임연구원 제공>

▲ 제품 동작 예시.<자료=구한승 선임연구원 제공>

 

보안키보드앱 기술은 이미 많은 곳에서 검증받았다. 구 선임연구원은 "대덕벤처포럼에 해당 아이디어를 발표해 호평을 받았다"며 "B2B를 타깃으로 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ETRI 우수창의아이디어로 채택돼 특허출원비 지원을 받아 특허출원도 완료했다. 올해는 국제 특허 출원도 시도할 계획이다. 

 

"작년, KAIST 기술경영학과에서 출연연 제품 중 창업 가능한 아이템을 가진 24팀이 모여 사업계획서 작성법을 배우고 사업화 멘토링을 받는 프로그램을 3개월간 수강했는데 거기서도 제 아이디어가 동상을 받았습니다."

 

그 뒤 어느 투자자로부터 자금 지원 제의를 받았으나 연구원 신분이라 결국 성사되지 못했고 구 선임연구원은 그 아쉬움을 UST-ETRI 창업인턴십 과정을 통해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평상시 기술사업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좋은 아이디어와 사업화 마인드로 무장한 예비창업 희망자를 만나 보안키보드앱이 상품성 있는 제품으로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안키보드앱 데모 동영상, 제공: 구한승 선임연구원 제공>       

 

         
             

 

◆ 무선충전 틈새시장 찾는다…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 

 

전상훈 ETRI 책임연구원.<사진=이은미 기자>

▲ 전상훈 ETRI 책임연구원.<사진=이은미 기자>

무선충전기술은 한동안 신문 지상에서 핫이슈였다. 주머니에 스마트폰만 넣으면 충전이 된다는 미래 모습이 우리를 들뜨게 했다. 전상훈 정보통신부품소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조금 더 현실적인 활용처를 찾고 있다. 무선에너지 전송기술이 조금 더 빨리 적용될 수 있는 틈새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전 책임연구원은 "무선에너지 전송 연구 상용화와 사업화 파트너를 찾고 싶었다"며 UST 개방형협력창업 희망기술 모집에 응모한 이유를 밝혔다.
  
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은 소비전력이 다른 전력 수신 기기들로의 전송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무선에너지 전송기술에는 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진 방식이 있는데 거리 제한이 적고 다중기기로의 동시 전송이 가능한 자기공진 방식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현재는 안테나를 통해 무선으로 전력을 보내는 중심 채널에서 4개까지 수신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그는 "디자인 적으로는 투박하나 시제품 상태에서는 좋은 성능을 보였다"며 "하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자료=전상훈 책임연구원 제공>

▲ 공진형 무선에너지 전송기술.<자료=전상훈 책임연구원 제공>

아무래도 가장 문제는 편의성과 가격이다. 수신기기에 들어갈 부품들을 수신기기에 맞는 크기와 시장이 원하는 값에 만들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연구실에서 벗어나 기술적으로 돈 되는 제품을 만든다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물론 예전에 기술이전을 통해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사업화 경험이 있으신 분이 오시면 잘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 책임연구원은 기술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실질적으로 협업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단순히 무선충전이라는 말만 듣고 상용화에 대한 깊은 생각 없이 접근하는 사람들과 기업들을 봐 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적용 아이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5개월간의 창업인턴십 과정동안 예비창업자와 현재 기술수준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무엇이고 어떤 부분을 업그레이드해야 할지 등을 같이 고민하면서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중전송시스템 구현모습. 두 개의 수신기에 전달하는 전력을 임의로 제어할 수 있다.<자료=전상훈 책임연구원 제공>

▲ 다중전송시스템 구현모습. 두 개의 수신기에 전달하는 전력을 임의로 제어할 수 있다.<자료=전상훈 책임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