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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KIST Opinion

[조선일보] 미세먼지 잡는 생활습관(배귀남 미세먼지국가전략프로젝트사업단장)

미세먼지 잡는 생활습관

 

근래에 고농도 스모그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미세먼지가 온 국민의 관심사로 회자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알려주는 정보는 많지만 국민들은 현재 스모그, 디젤 입자, 조리 입자 등 다양한 미세먼지에 어떻게 대처할지 잘 모르고 당황해하고 있다. 정부나 기업은 사업장, 자동차 등에서 대기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국민들은 미세먼지의 개인 노출을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정부에서는 사업장, 자동차 등에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부착해 대기질을 관리하고 있다. 배출원의 규모가 매우 다양하고 아직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업종, 영세한 업종의 배출원도 상당히 존재한다. 또한 중국, 몽골, 북한 등 나라밖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이동해 국내 미세먼지 오염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대기의 미세먼지 오염을 줄이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개선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장기적 정책 목표로 미세먼지 농도 수준을 설정해 배출원을 관리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침투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우리가 직접 마시는 공기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인의 생활 패턴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은 하루 중 약 88%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고, 5% 정도의 시간을 실외에서 보내며, 약 7%는 자동차, 지하철 등 교통 차량에서 보내고 있다. 우리의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미세먼지의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 미세먼지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날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호해 통행량이 많은 도로 근처에서 사는 사람이 많다. 출근 시간대에 차량이 많아 디젤 입자, 질소산화물 등 유해 가스가 도로에 많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무심코 아침에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달라진 외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자동차 배출 가스를 실내로 쉽게 들어오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불을 피우면 오염 물질이 발생된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음식을 조리하면서 시끄럽다고 레인지후드를 켜지 않는다. 불꽃에서 만들어진 유해물질을 음식과 함께 온 가족이 고스란히 나누어 먹고 있다. 더욱이 아토피 질환이 있는 아이의 엄마도 본인의 부주의로 아이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는 줄도 모르며 생활하고 있다. 디젤 입자나 조리 입자는 담배 연기나 스모그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으나 유해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이들 미세먼지의 노출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1시간마다 미세먼지 정보를 갱신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해 누구나 자기 동네의 미세먼지 농도를 쉽게 알 수 있다. 실내 공기를 환기하고 싶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교통량이 많은 아침 출근 시간대와 저녁 퇴근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좋다. 도로에서 가까운 집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스모그가 생기는 날에는 가급적 짧게 환기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실내 미세먼지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일상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기 동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 후 환기시키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생활습관을 바꾸면 날마다 생활하면서 노출되는 미세먼지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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