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 너도냐?": 사랑과 배반
글쓴이: 고혜영 필자가 가장 최근에 본 Julius Ceasar는 2009년 8월 Stratford-upon-Avon에서 공연된 영국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Royal Shakespeare Company, RSC)의 연출이었다. 시이저의 집단 살해 장면에서는 필자가 평소 상상 속에서 연출해 온 분위기와는 사뭇 전혀 다른, 소란스럽고 경박한 기운이 벌어져서 조금은 실망스러었다. 공포와 당혹 속에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시이저, 이를 눌러 제어하는 압박, 두려움과 망설임과 과감함이 뒤섞인 시해 가담자 한사람 한사람의 칼질, 시끄러운 비명, 쏟아지는 선혈, 그 와중에 들리는 시이저의 나지막한 말 세마디, 그것도 난데없이 영어가 아닌 라틴어로, “Et tu, Brutè?” ("브루투스, 너도냐?" 혹은 "브루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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