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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미래 초소형 휴대용 에너지저장장치 개발(02.25)

IBS, 나뭇잎 구조로 고성능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기술 성공
리튬이온전지 대비 1만배 이상 출력밀도…5만회 반복에도 에너지 저감 없어

길애경 기자 (kilpaper@hellodd.com)

 

나뭇잎 줄기를 묘사한 2차원 나노채널이 형성된 그래핀 필름.<이미지=IBS 제공>

▲ 나뭇잎 줄기를 묘사한 2차원 나노채널이 형성된 그래핀 필름.<이미지=IBS 제공>

휴대용 전자기기가 소형화함에 따라 에너지밀도가 높은 소형 전기저장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초소형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전지 기술을 개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의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이 휴대전화 등 휴대용 초소형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1)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전자기기를 작게 만들려면 전기 저장장치의 소형화는 필수다. 이를 위해 리튬이온 등 고체형 마이크로전지가 상용화되어 있지만 충전속도가 느리고 반복 충전시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전극을 포함한 모든 부품이 고체로 형성된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가 이에 부응하는 조건을 갖고 있지만 높은 출력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나뭇잎 줄기의 구조에 착안해 산화흑연의 층간에 고체전해질인 PDDA (poly(diallyldimethylammonium chloride)를 삽입시켜 흑연의 넓은 표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온이동도가 좋은 고체전해질을 통해 이온의 출입을 용이하도록 2차원 구조를 만들었다.

 

이온의 이동도를 높이기 위해 나노선을 동시에 고체전해질과 흑연 층간에 삽입 후 선택적으로 나노선을 제거해 인위적으로 나뭇잎 줄기와 같은 구조를 만들었다.

 

이 나노선에 의해 만들어진 빈 공간은 흑연판에 평행하게 이온의 출입을 용이하게 만들어 아주 짧은 이온 이완시간(33 msec)을 보여줬으며 고출력밀도를 달성하는 동시에 고에너지밀도를 얻을 수 있었다.

 

마이크로 리튬이온전지가 갖는 에너지밀도에 가까우면서도 출력밀도는 1만배 이상 개선된 값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어떤 값보다 크다. 또 반복횟수는 5만회 이상에서도 에너지의 감소가 거의 없었으며 기판의 구부림도 가능하여 미래 초소형 휴대용 유연전자소자의 에너지저장장치로 쓸 수가 있다.

 

이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출력성능이 높으면서 에너지 밀도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능가해 기존 마이크로전지를 대체할 초소형 전기 저장장치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에너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IF 14.385)2)에 2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제목: 나뭇잎을 모방하여 나노채널이 형성된 고효율 그래핀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Leaf Vein-Inspired Nanochannelled Graphene Film for Highly Efficient Micro-Supercapacitors)

이영희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은 이번 성과를 "마이크로전지를 대체해 제작이 간편하고 폭발 위험성이 없는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를 직접 휴대용 전자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연구"라며 "다만 전극의 두께가 지금보다 굵어야 장시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