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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직원기자

서희태 감독 창의포럼(8.29)

 

 

창의포럼 연사를 중 특히 예술분야의 초청강사들은 대면한 첫 느낌은 ‘새로움’이다. 그들이 착용한 복장과 그들의 직업적인 이미지가 연사의 첫인상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그를 음악감독, 지휘자로 인식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예술인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에 손에 이끌려 시작하게 된 음악이지만 결국 아버지를 뜻을 거스르고 음악인을 걷게 되었다고 했다. 대학시절 우연히 베토벤 합창교향곡 1악장을 듣고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서희태 감독은 강연 내내 음악보다는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다.

 

오케스트라와 기업경영

 

‘미래의 기업은 심포니오케스트라와 같은 조직을 닮아 갈 것이다’라는 경영학의 대가 피트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서희태 감독은 강연을 시작했다. 많게는 천명이 넘는 연주자가 모여서 서로 다른 악기를 사용하여 조화와 협력을 통해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가 현대의 회사조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 다양한 구성원과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닌 악기를 하나의 화음으로 모아내서 최상의 연주를 만들어 내는 지휘자도 기업의 CEO의 다른 모습일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불확실하고 복잡한 시대에 다양한 사람(단원), 다양한 마인드(악기)를 가진 복잡한 기업이라고 서희태 감독은 정의했다.

 

배려의 리더십

 

오케스트라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내지 않는 지휘자는 음악활동에서는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협연자를 선택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권한을 가진 만큼 협연자가 최상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지휘자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서희태 감독은 주빈 메타가 오페라 공연에서 본인이 선택한 협연자의 컨디션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협연자인 테너가 최고의 음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중단한 사례를 들면서 지휘자의 배려하는 리더십에 대해 설명했다. 지휘자의 배려리더십은 연주자들로부터 신뢰를 획득하는 기본이다. 배려의 리더십을 실천한 주빈 메타도 있었지만 공연에서 본인만 돋보이게 하고 연주자들에게 관심과 배려를 하지 않은 이탈리아 지휘자는 음악감독 직에서 쫓겨나고 말았다고 한다.

 

칭찬과 재미 그리고 창의성

 

유명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프로 중의 프로다. 그런 프로들에게 연 주시 늘 지휘자만 바라보게 만들고 명확한 지시와 간섭을 하게 되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자들이 서로 들으면서 연주하는 앙상블이 되지 않는다. 지휘자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정신적 압박 속에서 연주자 스스로의 창의적 연주를 생각해내게 만든 베를린 필하모니의 종신 지휘자 카라얀은 권한 위임을 통해 훌륭한 연주를 만들어냈다.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연주가 중단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악기를 돌리면서 연주자 스스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재미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지휘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신예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다. 서희태 감독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리더십 장르는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 연주자를 신명나게 한다. 지휘봉을 움직이지도 않고 흐뭇한 미소와 눈빛으로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번스타인의 모습은 최상의 칭찬리더십 교과서였다.

 

포디움과 리더

 

포디움은 지휘자가 올라서서 연주하는 단이다. 지휘자가 포디움에 올라가는 이유는 떠오르는 소리의 성질 때문에 높은 위치에 있어야 소리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고, 연주자와 관객을 더 잘 보기 위해서란다. 포디움에 서있는 지휘자는 전체 공연에 구성하고 있는 음악, 연주가, 관객이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사람이다. 포디움이 자리하고 있는 돋보이고 높다는 물리적 위치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본인의 존재감만 과시한다면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화음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극도의 근시였던 토스카니니는 음악 악보를 모두 외웠다고 한다.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후대의 우리는 그를 위대한 Maestro로 기억하고 있다. 우린 이미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다. 피로를 풀어주는 음악이라며 서희태 감독이 추천한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C장조 Op.48 2악장 ‘왈츠’, 출처:클래식 경영콘서트)를 들으면서 지독히 무더운 올해 여름을 이겨낸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