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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콩만한 마우스의 뇌, 어떻게 관찰하나요?

 

 

 

윤의성 박사팀 'MEMS 기반 생체 광자극 시스템'활용 초소형 탐침 개발
약 4배 작은 탐침으로 "뉴런손상 최소화"

 

 

인간의 질병 연구를 위해 쓰이는 동물, 그 중에서도 마우스는 연구실에서 가장 많이 실험되는 동물 중 하나로 인류의 의학발전에 큰 기여를 해 왔다.


그렇다면 왜 하필 마우스인가? 마우스는 포유동물이면서 새끼를 많이 낳고 번식력도 빠르다. 또 체구가 작아 다른 영장류에 비해 관리하기 쉬울 뿐 아니라 비용이 저렴하고, 세대가 짧아 유전질환을 연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마우스는 인간과 질병관련 유전자가 90%가량 비슷하니 의학실험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KIST는 조작된 마우스 유전자 라인을 약 150여개 보유하고 있는 연구소로 뇌와 관련된 연구에서도 마우스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마우스의 뇌가 너무 작다는 점. 보통 쥐에 비해 실험용 마우스는 성인 손바닥만한 작은 체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뇌 크기도 강낭콩만하다.

 

 

이에 과학자들은 마이크로단위의 초소형 탐침(探針, 특정물질, 부위, 상태 등을 특이적으로 검출하는 물질의 총칭)으로 마우스의 뇌를 관찰하고 있지만 경량화 등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다.


최근 윤의성 KIST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박사팀이 'MEMS 기반 생체 광자극 시스템'을 개발, 기존보다 4배 작으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 탐침을 개발했다. 이 탐침은 약물, 전기자극, 광자극 등을 주면서도 뇌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측정할 수 있으며 기존 초소형 탐침보다 가격까지 저렴하다.


MEMS 기반 생체 광자극 시스템을 개발한 윤 박사를 만나봤다.


크기 줄어들고 기능은 많아져…전기자극·약물투입·광자극 등


자신을 기술자(engineer)라고 말하는 윤의성 박사는 3년 전 신희섭 박사와 이창준 박사의 제안으로 신경과학연구단과 연계해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그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가 해온 MEMS 기반 바이오센서와 반도체 공정기술을 이용해 작은 소자를 만드는 등의 기술이 신경과학 분야에서 상당히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 그는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에서 박사급 연구진 8명과 학생연구원 20명과 함께 뇌회로규명을 위해 뇌세포에 광자극을 주어 뇌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초소화 MEMS탐침 개발을 시작했다. 작년 초에 뇌과학연구소가 새롭게 발족하면서 융합된 연구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마우스의 뇌신호를 관찰하기위해 연구진들은 ▲약물을 투여하거나 ▲생체 내 전기자극 ▲생체 내 광자극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본다.


그러나 '생체 내 전기자극'은 전극 근처의 세포들에게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자가 원하는 세포에만 자극을 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전기 신호간섭 때문에 자극과 기록을 동시에 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반복적인 전기자극은 세포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생체 내 광자극' 기술이다. 이 기술은 특정 파장 및 자극에 의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할 수도 있고, 특정 뇌기능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활동을 선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획기적인 연구기법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정확한 기능적 뇌회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생체 내 광자극 기술에 이용되는 초소형탐침의 사이즈. 기존에는 대부분 광섬유를 이용해 제작을 했으나 광섬유 최소직경의 한계 때문에 시스템 크기를 최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시에 여러 곳에 광자극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어려웠다. 


이에 윤 박사팀은 더 얇고 가벼운 탐침을 개발하기 위해 폴리머광도파로를 이용해 소형화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3년간 연구한 끝에 광자극 탐침의 두께를 4배 줄였다. 광섬유를 활용한 탐침 약 60 마이크로(micro)에서 폴리머광도파로 탐침 약 15마이크로로 두께를 줄인 것이다. 또 동시에 뇌의 여러 부위에 자극을 가하고 신호 측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했다.


그는 "기존의 탐침은 사이즈 때문에 마우스의 뇌에 상처가 생겨 많은 부위를 손상시켰지만 우리는 두께를 줄여 삽입시의 뉴런(신경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세포) 손상을 최소화했다" 면서 "전기자극과 약물투입, 광자극 등 3가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뇌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국내출원 8개, 등록 3개, 국외 출원 총 5개 등 연구성과를 거뒀으며, 미국의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가능했다.


MEMS 공정기술 직접개발


윤 박사팀은 MEMS 기반 생체광자극 시스템 공정도 직접 개발했다. KIST 내 장비와 서울을 비롯 대전, 수원 등 나노장비가 구비된 연구소에 직접 발품을 팔며 공정의뢰를 시도, MEMS 공정기술을 직접 개발해 일괄공정으로 수율(輸率)이 높은 탐침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기존 광섬유의 경우 일괄공정이 아니기 때문에 탐침을 따로 부착해 사용,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윤 박사팀이 공정개발을 통해 해결했다.


공정기술을 직접 개발한 만큼 뇌의 위치에 따라 탐침의 길이도 다양하게 제작가능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따르면 마우스의 머리에 탐침을 꽂은 후 행동을 관찰해야하는 만큼 길이가 길거나 짧으면 부딪혀 깨지거나 할 위험성이 있다. 그만큼 탐침의 길이도 실험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미국에서 공정기술은 고가에 속하는 만큼 공동으로 연구한 미국 미시간 대학과 기술 관련 이야기를 진행 중"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된 초소형 탐침은 마우스를 대상으로 개발했으나 앞으로 중동물과 대동물로 확대적용 할 수 있으며 계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통해 사람의 신경계에도 적용하고자 한다"며 "다양한 부위에 적용 가능하도록 다중부위 자극 및 측정시스템으로도 확대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도 KIST 기관고유사업 성과 중 가장 높은 평가 받아


윤 박사팀의 연구성과는 KIST 기관고유사업 일환으로 연구 개발됐다. 윤 박사팀은 MEMS 기반 생체 광자극 시스템 뿐 아니라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개발해 2012년 기관고유사업 성과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는 급성질환의 현장진단이 가능한 고속진단바이오센서로 이 센서 역시 폴리머광도파로를 이용해 제작했다. 윤 박사는 이 센서가 시스템의 복잡도를 낮추고 형광 표지자가 가지는 선택성과 감도를 채택한 만큼 소형, 저가형 현장 진단용 센서로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기관고유사업은 국가와 산업계의 미래수요를 선도하기 위해 KIST 고유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결집, 학제간 융합연구가 필요한 미래원천기술분야를 KIST가 자체적으로 연구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선행적 연구개발 프로그램이다.